알아야겠는데 모르겠는 집요하고 태생적으로 논리적이며 심플한 멋을 놓지 않는 선한 사람을 섬깁니다.
안녕하세요, 이매진댓의 태차장입니다.
오늘은 게임이론과 비트코인,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포컬 포인트(Focal Point)**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화폐가 아니라 인간 심리와 협력의 원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토마스 셸링(Thomas Schelling)은 게임이론을 연구하며 사람들이 서로 직접적인 소통 없이도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 핵심 개념이 바로 포컬 포인트입니다.
1. 보이지 않는 협력: 포컬 포인트란 무엇인가?
포컬 포인트(Focal Point)는 사람들이 소통 없이도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는 지점을 의미합니다.
조금 어려운 개념처럼 보이지만, 예제를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겁니다.

📌 사례 1: 서울에서 친구를 만난다면?
여러분이 외국 친구와 서울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문제는 날짜만 정했고,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스마트폰이 없는 30년 전 시대입니다.
이 상황에서 어디서 만나야 할까요?
- 서울역?
- 광화문 광장?
- 명동 한복판?
- 남산타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산타워를 떠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랜드마크이고, "만약 친구가 내가 어딜 갈지 고민한다면, 역시 남산타워를 떠올릴 거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즉, 서로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특정 장소로 생각이 수렴하는 것입니다.
📌 사례 2: 죄수의 딜레마에서 포컬 포인트
이번에는 조금 더 복잡한 사례를 보겠습니다.
서로 분리된 방에 있는 두 명의 죄수에게 이런 미션이 주어집니다.
"너와 상대 죄수가 같은 숫자를 선택하면 너희는 석방된다. 하지만 숫자가 다르면 형량이 늘어난다."
여기서 선택할 수 있는 숫자는 0.7, 0.3, 0.4, 0 그리고 몇 가지 랜덤한 숫자들입니다.
서로 소통할 수 없지만, 두 죄수는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상대는 어떤 숫자를 고를까?
그리고 상대는 내가 어떤 숫자를 고를 거라고 생각할까?"
놀랍게도, 대다수의 죄수들은 0을 선택합니다.
왜냐하면 0은 그중에서 가장 뚜렷하고 두드러지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어떤 특정한 선택이 서로의 사고방식에서 가장 직관적인 포인트가 될 때, 소통이 없어도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포컬 포인트입니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같은 선택을 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협력의 원리죠.
2. 포컬 포인트는 왜 중요한가?
토마스 셀링의 연구는 단순히 "어디서 만나자"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 *"인류가 어떻게 지휘자 없이도 협력할 수 있는가"**라는 더 깊은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협력하며 살아갑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줄을 서야 하는 상황에서도, 가격을 책정할 때도...
포컬 포인트가 작동하는 순간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 원리가 비트코인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3. 비트코인과 포컬 포인트: 왜 1만 달러가 중요한가?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 없는 화폐입니다.
즉, 누구도 가격을 직접적으로 통제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바로, 포컬 포인트를 통해서입니다.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특정 가격을 중요한 기준점으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 1,000달러: "비트코인이 살아남을까?" 하는 초기 단계
- 10,000달러: "이제 진짜 투자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 100,000달러: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 될 수 있을까?"
이처럼 가격이 특정 수준에 도달할 때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심리적 기준점(포컬 포인트)**으로 받아들입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이 9,500달러에서 머물고 있을 때, 사람들은 "이제 곧 10,000달러를 돌파할 것 같다"고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대가 모이면 실제로 가격이 10,000달러를 돌파하는 일이 벌어지죠.
이것이 바로 포컬 포인트가 비트코인 시장에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
인류가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단순한 수급의 논리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 협력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결과입니다.
우리는 직접 대화하지 않아도, 특정 숫자나 개념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됩니다.
이 원리가 바로 포컬 포인트입니다.
비트코인은 정부나 기관의 통제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자산입니다.
그렇다면 이 자산이 유지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 세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같은 기준을 공유하는 것, 즉 포컬 포인트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비트코인의 다음 포컬 포인트를 어디로 보고 있나요?
10만 달러? 아니면 그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 숫자들은 더 깊은 의미를 갖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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